
[아유경제=조명의 기자] 서울시가 민간 자력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참여하는 `서울형 공공참여 주택사업`을 도입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인다.
오세훈 시장은 이달 13일 오전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마포구 아현1구역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공공참여 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번 계획은 사업성 부족이나 주민 갈등 등으로 민간 자력만으로 추진이 어려운 낙후 지역을 공공이 적극 참여해 책임지고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간 시는 민간 중심 주택 공급 확대와 도시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 속도 및 사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그 결과 민간 중심 정비 도시정비사업은 전체 주택 공급의 약 80%를 담당하며 시 주택 공급 확대를 견인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업성이 낮거나 주민 간 갈등, 복잡한 권리관계 등으로 민간 추진이 어려운 지역은 SH가 단순 시행자가 아니라 갈등 중재자이자 사업 촉진자로 직접 개입한다. 사업 지연 요인을 해소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업 속도와 사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서울형 공공참여 주택사업은 대상지 특성과 사업 여건에 따라 공공재개발, 모아주택,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등 다양한 사업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해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공공재개발은 금융비용 지원을 중심으로 사업 전 과정을 종합 지원한다. 대출 규제로 이주비 대출이 불가능한 가구에 최대 3억 원(LTV 40%)의 융자 지원을 새로 도입한다. 초기 주민준비위원회 운영비 지원금액도 월 800만 원에서 월 1200만 원으로 확대하고, 평균 6개월 걸리던 관리처분 타당성 검증 절차도 SH가 직접 수행해 1개월로 줄인다. 검증 비용도 기존 2000만 원~6000만 원을 무료로 전환한다.
시는 현재 SH가 참여해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 대상지 13개 사업지를 우선 지원하고 사업성이 낮거나 주민 갈등으로 지연ㆍ정체된 신규 대상지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2년부터 추진 중인 모아타운 132곳에 대한 내실화에도 힘쓴다. 모아타운은 사업 특성상 여러 구역이 함께 완성되는 사업이고, 소규모 단위 개발이 많고 추진 주체의 전문성이 떨어져 공공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공공이 지원하는 곳은 SH 17곳ㆍ한국토지주택공사(LH) 6곳 등 2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사업 정체가 우려되는 곳을 중심으로 SH 공공참여형 전환을 적극 유도하고 사업 안정성을 확보한다.
SH가 참여하는 모아타운은 구역 면적 확대가 가능하고, 하나은행과 협력해 개발한 전용 금융상품을 통해 공사비의 최대 70%까지 대출도 지원한다. 임대주택 건립 비율을 완화하는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적용해 사업성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LH 중심으로 추진 중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도 SH가 적극 참여한다. 그간 빠른 속도를 위한 공공 편의 중심의 사업 추진과 주민 소통 부재로 불만이 발생함에 따른 조치다.
SH가 후보지 선정부터 입주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 강화에 나선다. 주민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추정분담금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ㆍ허가 절차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이 방문한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은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신촌로와 만리재로 사이 역세권에 있으나 노후도가 84%에 달하고 반지하주택이 밀집해 있어 공덕ㆍ아현 지역 내에서도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곳으로 꼽혀왔다.
1980년대 판잣집을 허물고 빌라를 지으면서 지하층 지분을 지상층 각 가구 등기부등본에 나눠 등록했고, 이후 도시정비사업이 본격화되자 조합원 자격을 인정받을 수 없는 소규모 지분 공유자들이 사업에 반대했다. 전체 토지등소유자 2692명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 740명이 현금청산 위기에 처한 것인데, 현금청산대상자는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통상 시세가 아니라 감정평가액만 보상받는 구조다.
이에 시와 마포구, SH는 원주민들의 일명 `둥지 내몰림`을 방지하기 위해 분양용 최소 규모 주택(최저주거기준 전용면적 14㎡)을 도입하는 내용의 정비계획 등을 수립했으며, 지난달(3월) 19일 심의를 통과했다. 이를 통해 현금청산대상자가 740명에서 156명으로 줄어 전체 79%에 달하는 584명이 조합원 자격을 얻게 됐고 추가 분담금만 내면 조합원 물량을 분양받을 수 있게 됐다.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은 마포구 손기정로 3(아현동) 일원 10만6012.9㎡를 대상으로 지상 최고 35층 공동주택 3476가구(임대 696가구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는 향후 공공이 참여해 주민의 재정착권을 보호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한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을 서울형 공공참여 주택사업의 추진 사례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 주택 정책의 목표는 민간의 속도에 공공의 책임을 더해 어디서나 변화가 체감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활력있는 민간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서울형 3대 공공참여 주택사업`을 더해 공공이 갈등의 중재자이자 사업 촉진자로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메우고 이를 통해 어느 지역도 뒤쳐지지 않고 어느 시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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