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설
재건축ㆍ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조합장은 총회 결의로 선임되는 선출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합장에게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법정 퇴직금 청구권이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조합장이 퇴직금을 청구하려면 반드시 조합 정관이나 업무규정에 지급 근거가 마련돼 있거나 정기총회에서 지급 결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무상 다수의 조합 업무규정은 퇴직금 지급 여부만을 규정할 뿐, 계속근로기간의 통산 방법이나 정산 시점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두지 않아 분쟁의 소지가 크다. 이하에서는 판례를 통해 조합장 퇴직금 청구권의 인정 요건, 산정 범위, 소멸시효 문제를 살펴보도록 한다.
2. 판례의 입장 -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2026년 2월 27일 선고ㆍ2025가단629판결)
가. 조합 임원에게 퇴직금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조합장은 「근로기준법」 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법정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없고, 단지 조합 정관 또는 업무규정에 특별한 퇴직금 지급규정이 마련된 경우 또는 조합의 정기총회에서 퇴직금 지급 결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퇴직금 상당액을 보수로 지급받을 수 있다.
나. 퇴직금 청구권의 범위
피고의 조합 정관 및 업무규정인 이 사건 규정은 임원인 조합장에 대해 퇴직금을 지급할 것인지 여부 및 퇴직금 지급 시 그 계산 방법 등을 정하고 있을 뿐,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계속근로기간의 통산 등에 관해 구체적인 산정 방법을 정하고 있지 않은 점, 조합장은 고용계약이나 임명 등이 아닌 피고 총회의 결의에 의해 정관에 따라 정해진 임기 동안 직무를 수행하도록 선임되는 선출직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의 조합장으로 재직한 전체 기간을 통산해 이를 계속근로기간으로 볼 수는 없고, 각 임기종료일을 기준으로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각각 정산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각 임기에 대한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
원고는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할 수 없고, 원고의 퇴직금은 피고의 정관 및 이 사건 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조합장으로서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해당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3년이 아니라 「민법」 제162조에 의한 10년이다.
3. 결어
조합장의 퇴직금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민법」 제162조에 따라 10년이 적용된다. 다만 업무규정이 각 임기 종료 시마다 퇴직금을 정산하도록 규정한다면, 시효는 임기 종료일부터 각각 진행되므로 초기 임기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시효 완성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무규정에 "퇴직금은 최종 퇴직일을 기준으로 전체 재임기간을 통산해 정산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명시적으로 두는 것이 필요하다. 조합 설립 단계부터 이를 정관 또는 업무규정에 반영해 두는 것이 조합장의 정당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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