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듀뉴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 회장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가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개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발표자들은 물론 토론자로 참여하지 못해 질의 응답시간에 마이크를 잡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의 발언은 절규에 가까운 분노였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교육선전국장은 “교육재정을 감축해서는 안 될 이유에 대해 오늘 여러 미시적 증언과 각론이 제기됐다”면서도 “그러나 그 이야기들은 교육계 관계자들이나 쉽게 이해할 말들이고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른다”면서 “고민정 의원은 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정작 오늘 토론회엔 여러 각론들을 묶어내고 국민들을 설득할 총체적 비전이 없다”고 지적하고 “교육감들은 교육계 전체를 대표하는 큰 사회적 스피커”라며 “각론만 제시해서는 여론과 정치를 설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비전과 관련해선 교장 대표께서 말씀하신 학교의 변화,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교육복지의 공간’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초저출생 사회를 바꿀 비전을 학교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고 “언제까지 아이들의 웃음만 보고 견디는 양육을 하게 놔둘 것인가”라고 에돌려 비판했다.
아울러 “학부모가 국가를 믿고 키우는 학교시스템을 제시하는 총체적 비전을 전국의 교육감들이 함께 세워야 한다”며 “그게 교육재정을 지킬 길”이라고 강조했다.
유정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최근들어 학교 현장은 오히려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서두를 열고 “능력주의 경쟁사회로 치달으면서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학교폭력과 자살, 고립과 불안은 교육 현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에서 필요한 것은 예산 축소가 아니라 전문 인력 확충과 교육복지의 확대 및 강화”라고 충고했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전문상담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돌봄과 급식, 특수교육 지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하는 교육복지 영역 역시 예산부족을 이유로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학교의 역할이 높아지고 교복지의 기능이 확대됐다는 것에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계신다”고 주장했다.
또한 “급식, 돌봄, 특수아동지원, 방과후, 예체능 교육 등 얘기는 하는데 정착 이 역할을 하는 인력인 37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복무기준이 주먹구구식이고 교육훈련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고 “학교비정규직의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방학 중에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10만에 육박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폐암으로 생을 달리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 학교급식법이 개정되었지만 배치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고 호소하고 “교육부는 학교급식실 인력충원 예산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예술 교육과 방과 후 학교를 확대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예술강사들의 인건비 예산이 삭감되어 예술강사의 연봉은 500만원”이라고 실상을 전하고 “학교 예술 강사들은 초단시간 노동자로 연봉 500만원으로 생활이 어려워서 학교현장을 떠나가고 있다”면서 “이제 방중비근무자 상시전환과 방중교육복지 확대에 대한 사회적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공무직위원회가 출범해서 교수학습 외 교육복지 역할을 수행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인력기준, 임금체계, 인사복무기준 표준화, 역량강화 교육훈련 시스템 마련이 시작된다”고 설명하고 “여기에 예산을 쓰는 것이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AI선진국에 맞는 교육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고 더 나아가 공공부문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줄일 것이 아니라, 학생 한 사람에게 더 나은 교육과 더 안전한 학교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은 졸속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며 학생의 생명과 안전,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인 만큼 정부는 일방적인 예산 축소 논리를 멈추고 교육계와 충분한 사회적 숙의토론을 통해 미래 교육에 걸맞은 교육재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교육감협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무조정실 주관 공개토론회 이후 재정당국의 입장을 중심으로 지방교육재정에 대한 일방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교육감협은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교육재정 개편 시도에 대한 공동 대응 방향과 논리를 마련하고 사회적 공론화의 장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정근식 교육감협 회장 겸 서울시교육감은 “오늘 지방교육재정 문제는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부금 축소’의 관점이 아니라 앞으로 국가가 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지고 미래 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며 “교육재정은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감당하는 투자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교육재정의 큰 틀을 바꾸는 문제는 교육 현장을 배제한 채 재정 논리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제시되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의 진단, 국민의 의견이 하나로 모여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 기반을 지켜 내는 사회적 공감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민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구을)은 “아직도 쭈그려 앉는 화장실이 있다”면서 “왜 학교만 재개발·재건축이 안되는가”라고 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교육청은 교육재정을 숫자로 증명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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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교육감은 국민에게 교부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관련기사).
본격적인 토론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나민주 충북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먼저 윤건영 충북교육감(관련기사)과 조용식 울산교육감(관련기사), 권순기 경남교육감(관련기사)은 “교부금의 불안정성과 기금 소진, 필수경비 미편성 등으로 시·도교육청의 재정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생 수 감소와 교육재정 수요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교육재정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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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와 국가 재정 압박이 심화된 상황에서 추진된 고이즈미 내각의 행·재정 효율화 및 지방분권 사례’를 소개했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그 결과 ▲대도시 중심의 세원 편중과 지방교육재정의 급격한 악화 ▲교원 감축 및 기간제 교원의 급증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강제 통합과 농어촌 학교의 대규모 폐교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조재익 전 서울특별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2021~2025년 서울특별시교육청 기금 현황 ▲2021~2025년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급 수 변동 현황 ▲2014~2022년 소규모 학교 및 학교당 학생 수 추이 ▲자치구별 학령인구 현황 ▲2025년 1월 기준 안전등급 C 이하 건물 현황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서울시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 실태를 설명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관련기사)은 “교부금이 축소될 경우 과밀학급 해소가 지연되고, 교원 정원 감축과 순회교사 확대, 학교기본운영비 부족 등이 이어져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미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2024년 학생 수는 8만 명 감소했지만 사교육비는 2조 원 증가했다”며 “교부금과 사교육비는 서로 별개의 재원이 아니라 동일한 학생을 위해 쓰이는 재원인 만큼, 공교육 재정이 줄어들면 그만큼 사교육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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